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기억하는가.
창턱에 앉아 ‘문리버’를 부르는 사랑스러운 장면과 티파니 보석상점 앞에서 무심하게 패스트리를 먹는 패셔너블하고 귀여운 여인을 모습을 한 오드리 햅번(훌리 역)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자의 대표 이미지다.
그러나 영화 속 주인공 훌리가 정말 사랑스러운 캐릭터였을까. 영화의 원작은 트루먼 카포티의 소설이다.
소설 속 훌리는 오드리 햅번이 연기한 훌리보다 훨씬 자유분방하고 모호하고 이기적인 여자다. 게다가 출신배경을 알 수 없는 콜걸이다. 영화 속에서도 분명 그런 뉘앙스를 풍긴다.
하지만 어떤 역할을 맞아도 사랑스러움으로 포장할 줄 아는 능력을 타고난 오드리 햅번이 연기했기 때문에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훌리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캐리의 원형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 세계 여성들이 따라하고 싶은 여성상이 됐다. 그녀의 직업이 콜걸일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사람들은 떠올리지 않는다.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봄 펴냄)은 아침에 남편을 출근시킨 뒤, 부엌에서 행복하게 빵을 굽는 가정주부야 말로 성인여자가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1950년대 말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절에 ‘혼자 사는 여자’는 ‘배드 걸’에 속했다. 그런데 어떻게 ‘굿 걸’로, 심지어는 시대의 ‘워너비’로 변모했는지를 오드리 햅번과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통해 이야기한다.
저자 샘 왓슨은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최초의 모던 싱글 걸 캐릭터를 발굴해낸다. 언제나 최초는 논란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법이기 마련인데, 이 새로운 여성상에게 당대 미국 여성들은 무슨 이유로 찬사를 보냈을까.
60년대를 예고하는 영화이기도 했지만, 온전히 오드리 햅번이 ‘패션’이라는 키워드와 ‘앙증맞은 마스크와 제스처’를 통해 이뤄낸 성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2년여에 걸쳐 시 영화 관계자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영화자료실을 뒤져 찾아낸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토리로 재구성’한 이 책은 마치 독자들이 1950년대 말 ‘티파니에서 아침을’ 촬영 현장에 온 것처럼, 긴박한 하루하루를 세밀하게 묘사했다.
무명배우였던 오드리 햅번이 프랑스 소설가 콜레트에게 발탁돼 연극 ‘지지’를 통해 명성을 얻기 시작한 이야기부터 소설가 트루먼 카포티와 당시 사교계를 주름잡던 여자들 이야기, 오드리와 지방시의 운명적인 만남, 사랑스럽고 조신한 여자 이미지였던 오드리가 ‘티파니에서 아침을’ 출연 결정을 두고 고민한 이야기, 사실 원작자는 오드리가 아니라 마릴린 먼노를 원했다는 뒷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또한 이 책은 ‘싱글 걸 캐릭터’를 처음 선보인 영화임에도 반발이 아닌 찬사를 받았던 이유에 주목한 가벼운 역사책이다.
현대의 여자들이 꿈꾸는 ‘싱글 걸 이미지’는 패셔너블한 스타일, 이기적인 라이프스타일, 그렇지만 결국은 사랑스러운 여자이다. 그것을 오드리 햅번 말고 누가 보여줄 수 있겠는가, 라고 이 책은 말한다.
한편, 지은이가 지난 시간을 추적하여 분석하는 방식은 독특하다. 논픽션이지만 픽션을 읽는 듯 술술 넘어간다.
샘 왓슨이 오드리에게서 발굴한 ‘첫번째 싱글 걸의 모습’과 책으로 풀어낸 방식은 미국에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출간과 동시에 모든 매체가 주목하여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손은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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