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계(父系)영향이 많은 남성의 경우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41.8%로 나타나 남녀 탈모 모두에서 가족력 없어도 탈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탈모와 가족력의 상관관계에 있어 남성환자는 부(父)계 (47.1%) > 가족력 없음 (41.8%) > 양쪽 (8.4%) > 모(母)계 (2.7%) 영향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여성환자는 가족력 없음(47.9%) > 부(父)계(28.1%)>양쪽(15.6%)>모(母)계(8.4%)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탈모는 확실히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남성탈모 역시 부계 영향에 이어 가족력이 없는 경우도 41.8%로 아버지 쪽 영향(47.1%)으로 발생하는 탈모 비율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한편 30세 이전에 탈모가 시작된 환자(조기발생)의 경우, 가족력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가족력이 없는 경우와 아버지 쪽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력이 없음에도 조기탈모가 나타난 경우는 31.5%로, 아버지 쪽 영향(30.4%)에 비해 다소 높았으며, 모계 쪽은 조기탈모 발생과의 연관이 적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 이원수 교수(연세대학교 원주기독병원 피부과)는 “지금까지는 대부분 탈모가 유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질환이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러한 연구결과는 가족력이 없어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조기탈모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언급, “따라서 가족 중에 탈모 환자가 없다고 안심할 수 없으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조사에 사용된 BASP(BAsic& SPecific Type) 분류법은 탈모환자의 앞쪽 머리 선 모양에 따라 L형, M형, C형, U형의 4가지 ‘기본유형(Basic type, BA type)’으로 분류된다. 만약 환자가 윗머리 부근에도 탈모가 있을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특정유형(Specific type, SP type)’에도 해당될 수가 있는데, 특정유형은 윗머리 부근 탈모가 집중된 부위에 따라 V(Vertex)형, F형(Frontal or Female) 두 가지로 분류된다.
앞 이마선이 후퇴하는 앞머리선 탈모의 경우, 남성은 전반적으로 M자형이 가장 많았으며 부계의 영향(36.7%)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가 M자형 탈모라면 아들도 다른 유형에 비해 M자형 탈모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가족력 영향이 없는 경우(30.3%)가 뒤를 이었다.
남성탈모의 발생연령은 L타입이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해 점차 이마 선이 후퇴하는 일반적인 탈모진행 순서(M, C, U형)를 따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에서는 앞 이마선 탈모와 함께 유전적 영향이 적은 윗머리 탈모가 함께 나타난 경우가 전체 환자 중 63.1%(770명)로 나타났는데, 이 중 서양남성에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윗머리의 숱이 적은 여성형 탈모(F형)가 많은 것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남성의여성형탈모비율은 17%로 서양남성의 여성형탈모 비율로 알려진 4~5%에 비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남녀간의 탈모유형에 차이가 있는 것은 안드로겐성 호르몬과 아로마타제(Aromatase)효소의 대사과정이 원인이 된다. 이렇게 한국남성에게 여성형탈모가 많은 이유는, 한국남성이 서양남성에 비해 여성과 유사한 기전으로 탈모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 여성탈모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전체적으로 가족력이 없으면서 L형이 많고, 윗머리 탈모의 경우 숱이 적은 형태의 전형적인 여성형 탈모(F형)가 50.5%로 정수리 정중앙의 탈모유형인 V형(14.0%)보다 높았다.
대한모발학회 강진수 회장(강한피부과 원장)은 “남성에 비해 여성탈모의 가족력 영향이 적은 것은 상대적으로 안드로겐호로몬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여성 탈모를 유발하는 요인들로는 안드로겐성 탈모증 외에 빈혈, 갑상선 질환, 남성 호르몬을 과다하게 분비시키는 내분비계질환 등과 같은 다양한 질환들이 있으며, 경구피임약, 혈압약 등과 같은 의약품 복용에 의해서도 탈모가 발생될 수 있다. 최근에는 정신적 스트레스와 다이어트에 의한 비교적 젊은 나이에 탈모증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한모발학회 이원수 총무이사는 “지금까지는 탈모연구는 가족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왔는데, 이번 연구는 부모의 탈모패턴이 자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최초의 연구결과로 향후 환자의 탈모 진행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의미가 있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전반적으로 탈모가 가족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여성환자나 윗머리 탈모, 남성 조기탈모 발생 환자의 경우는 가족력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가족력이 없더라도 탈모의 징후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키즈맘 뉴스 이상화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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