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여성이라면 자궁건강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생리'에 평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생리기간이 아닐 때에 나타나는 불규칙한 출혈, 갑자기 심해진 생리통, 생리양이 급격히 많아지거나 덩어리가 나오는 등 생리양상에 변화가 올 때는 지체 없이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희섭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위원은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자궁폴립, 배란 장애, 조기 폐경 등 많은 자궁 관련 질환이 초기에는 생리불순, 불규칙한 질 출혈 등 가벼운 증상 외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그럴 수도 있지, 이러다 괜찮아지겠지’하며 생리 이상을 방치하다가는 자궁경부암 또는 조기폐경 같은 최악의 결과에 다다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자궁 질환이 의심되는 이상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 먼저 생리가 예정일보다 4~5일씩 빨리 시작되거나 생리를 거르는 때가 많은 생리불순은 배란 장애나 자궁내막 이상, 내분비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생리불순은 당장 큰 불편이 없더라도, 장기간 방치하면 생리불순의 원인에 따른 부인과 질환이 발생하거나 불임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생리양이 너무 적거나, 너무 많은 것도 좋지 않은 신호다.
특별한 이유 없이 생리가 소량씩 이틀 내로 멈추거나 생리양이 3개월 이상 갑자기 줄어들 때는 조기폐경의 가능성이 있고, 생리 지속일수가 8일 이상이거나 출혈량이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을 때는 생리과다가 의심된다.
마지막으로 성관계 후 출혈이나 불규칙한 출혈, 하복부 통증 등은 자궁근종, 자궁폴립, 자궁경부암처럼 자궁의 종양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
이 위원은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10명 중 2~3명이 경험하는 흔한 질환이다”며, “이는 자궁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자라난 양성 종양이며, 서서히 자라면서 질 출혈, 골반통, 불임, 조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근종이 근육세포에 자라나는 양성종양이라면, 자궁폴립은 혈관덩어리의 양성종양으로 재발 가능성이 많고, 가끔 자궁폴립 주변에 자궁내막암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경부암은 악성 종양이므로 부인과 질환 중 예방과 조기진단에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질환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를 열고 닫는 자궁경부에 생기는 암으로, 서서히 상피에서부터 자라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각증상이 없는 것이 특징.
하지만 암이 오랜 시간 진행돼 종양 덩어리를 형성하게 되면 출혈과 냉이 심해지게 되는데 이때는 이미 치료가 쉽지 않을 만큼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은 “상피내암 단계에서 조기 진단되면 국소치료인 원추절제술로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하며, “하지만 암세포가 피부 밑으로 파고들기 시작해 임파선이나 주변 장기 등으로 전이된 후에는 광범위적 수술치료나 약물치료, 항암치료가 필요하므로, 체력의 소진이나 비용, 심리적인 면 등에서 많은 수고가 따르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경험이 있는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년 1회 자궁경부암 검사 등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꼭 필요하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9세 이상부터 접종이 가능하므로 성경험에 관계없이 가급적 빨리 접종해 주는 것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한경닷컴 키즈맘뉴스 김연정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