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울 땐 '집콕'하며 아이와 '독서'가 힐링
며칠이 지나면 1년의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아이와 자주 책을 읽으며 교육에 좀 더 관심을 갖겠다고 다짐했다면 현재 얼마나 실천했는지 돌아볼 시점. 아직도 늦지 않았다.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에게 유익한 도서를 읽어주자. 완벽한 계란 후라이 주세요 보람 글/그림 길벗어린이 새로 개업한 먀옹 식당. 주방장인 먀옹이 갑자기 배가 아파 자리를 비운 사이 찾아온 손님이 ‘완벽한 계란 후라이’를 주문한다. 개업을 축하하러 왔던 친구들은 먀옹을 대신해 부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크기, 모양, 가격, 플레이팅, 조리 시간이 서로 다른 수십 개의 계란 후라이를 만들어 낸다. 식당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후라이를 발견한 먀옹이가 깜짝 놀라는 그림자를 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온다. 소동이 끝나고 모여 앉은 고양이 요리사와 친구들 앞에는 각자에게 완벽한 계란 후라이가 놓여 진다. 서로 생각하는 완벽한 계란 후라이는 달랐지만 맛있게 나눠먹는 모습이 따뜻하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며 그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동물들의 노력이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작가의 전작에서도 등장했던 사랑스러운 캐릭터들과 계란 후라이의 다양하고 재미있는 모양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추천 사서 전지혜(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거짓말이 뿡뿡, 고무장갑! 유설화 글 책읽는곰 식목일을 맞아 장갑 초등학교 친구들은 화분에 씨앗을 심는다. 언제나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고무장갑은 자신의 화분에 싹이 나지 않아 속이 상하지만 책도 읽어주고, 노래도 들려주며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화분을 돌본다. 며칠 뒤 화분에 싹이 났지만 그건 때밀이 장갑의 화분이었다. 속상한 고무장갑은
2023-11-24 17:42:37
[오늘의 키북]집안일에 파묻힌 엄마 위한-'돼지책'
우선 표지부터 구경하자. 엄마로 보이는 여자가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와 아들인 것 같은 2명의 남자 아이를 업고 있어. 여자 혼자서 남자 셋을 짊어지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부분은 표정이야. 무언가 힘들어 보이는 무표정의 엄마, 반면에 치아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고 있는 아빠와 입꼬리를 올리고 미소를 짓는 아이들까지 엄마 이외에는 다들 즐거운 모양이네. 그러다보니 엄마의 표정에서 더 많은 사연이 보여. 이 집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돼지책'은 제목만 봤을 때는 돼지가 등장하는 이솝 우화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돼지는 후반부에 나온다. 엄마의 얼굴도 초반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빠와 아들 2명 위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빠는 '아주 중요한' 회사에, 아이들은 '아주 중요한' 학교에 가느라 바쁘다. 그들을 챙기는 엄마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지만 크게 조명을 받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 동화는 가사 노동에 치여 사는 엄마가 주제다. 주인공임에도 주변 인물로 밀려나는 이유는 집안일이라는 중요한 일이 정작 가족들에게 중요하지 않게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집안일이 원래부터 '엄마일'은 아니었다. 함께 사는 '모두의 일'이어야 정상이지만 엄마의 희생이 길어지면서 엄마가 청소와 요리, 빨래를 하는 게 당연해졌다. 문제는 엄마가 집을 비우면서 드러난다. 엄마가 없는 동안 집안은 돼지우리가 된다. 돼지우리에서 사는 아빠와 아들 둘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더러워진 옷을 계속 입으며, 조리 과정 없이 음식을 먹거 끼니를 때우는 등 동물, 돼지에 가까운 모습이다. 돼지 아빠와 아들들로 인
2018-03-05 18:28:19
[오늘의 키북] 내가 대장인 줄 알았는데-'진짜 대장이 나타났다'
나를 능가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네가 처음 집에 온 순간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지. 막 나가기 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쥐었던 내가 너 때문에 2등으로 밀려났어. 그게 이유였을까? 너는 내가 받아보지 못했던 특별대우를 받더라. 원래 우리 집 대장은 나였는데 네가 내 자리를 빼앗아갔어. 대체 넌 누구야? '진짜 대장이 나타났다'는 '우리 집 꼬마 대장님'에 이은 후속작이다. 형님만 한 아우가 없다고 하지만 얼마나 재미있는지 흥행에 성공한 애니메이션 영화 ‘보스베이비’의 원작이기까지 하다. 형제·자매가 있는 부모도 처음에 본인이 어떻게 상황에 적응했고, 자신의 부모(아이에게는 조부모)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해 혼란스럽다. 정답이 있으면 좋겠지만 늘 그렇듯 정답이 간절한 문제에는 공식화된 단 하나의 답이 없다. 이 책은 모두에게 난제인 '첫째의 동생 질투'에 재미있게 접근한다. 사업계획, 서열, 사무실, 부하, 24시간 전담 온라인 홍보팀, 회의 등 정말로 회사에서나 사용하는 전문용어들이 나온다. 질투와 분노, 섭섭함 등 부정적인 감정을 다루는 이야기에 한껏 긴장한 독자들의 어깨가 예상치 못한 단어 선정으로 들썩거린다. 부모는 웃느라 바쁘다. 주인공은 동생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자 억울한 마음에 분풀이하지만 이전만큼 '우쭈쭈'가 돌아오지 않는다. 의기소침해지려던 순간, 동생이 다가온다. '함께'하기 시작했다. 물론 "늘 그런 건 아니지만"이라며 언제든지 싸울 여지가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놓는다. 마지막까지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 아이는 '어? 별거 아니
2018-02-10 08:37:00
[오늘의 키북] 나도 세종대왕 되는 날 - '홀라홀라 추추추'
"호야, 호?" "차란차라란 달달콤콤이!" "샤샤 이키"무슨 말일까? 못 알아듣겠다. 분명 한글인데 이건 ‘나랏말싸미 듕궉에 달아’보다 더 모르겠다. 곤충의 언어라고? 이런 게 바로 외계어. 영어, 중국어도 아니고 더 이상 볼 필요 없어. 하지만 아이들은 눈을 초롱초롱 빛낸다. 알고 보니 곤충이 사람처럼 대화를 주고 받는다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그 언어를 꼭 알아야겠다는 의지에 불타오른다. 한글도 다 떼지 못했지만 곤충의 언어는 한글보다 더 열심히 배워 놀이터 개미와 말해보겠다 다짐한다. 실은 화학물질로 의사소통을 한다는 현실적인 내용은 잠시 미뤄두고 동심을 만끽하며 곤충의 말 배우기에 함께한다면 그것이 '눈높이 교육'이다. '홀라홀라 추추추'는 독특한 책 제목처럼 구성도 범상치 않다. '곤충어 사전'이 수록된 미니북구성부터 그렇다. 페이지마다 그림과 비어 있는 밑줄이 있어 아이를 동화 작가로 만들어준다. 작가가 의도하는 '훌라훌라 추추추'는 이미 있지만 아이가 해석하는 '훌라훌라 추추추'는 무엇일지 상상력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이 소책자다. 본책에는 자주 봤던 곤충들이 등장한다. 곤충어 사전 없이는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머리가 아프지 않은 이유는 이야기를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서다. 떡잎이 나오고 잎사귀를 뻗어내고 마지막으로 꽃이 피는 일련의 과정에서 밤과 낮이 반복되고 다양한 곤충 친구들이 등장한다. 정원사라는 멋진 직업이 있는 작가의 창의력이 듬뿍 들었다. 작가는 별책(미니북)에서 "곤충 언어를 해석할 수 있는 힌트를 마련했지만
2018-02-02 13:2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