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키북] 선택적 함구증을 이겨내는 법 '얼음 아이'
지난 3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서는 선택적 함구증으로 힘들어하는 7세 어린이와 부모가 출연했다. 친구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못하고 대화를 시도해보라는 엄마의 권유에도 부끄러워하며 몸을 숨기는 아이의 행동이 시청자와 패널들을 안타깝게 했다.사연을 들은 오은영 박사(소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내린 진단은 선택적 함구증이었다. 출연 아동 이러한 모습을 본 정형돈은 “아이의 행동이 나와 똑같다. 싫은 사람이 아닌데도 자꾸만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도 예쁘게 안 나간다”며 자신도 같은 증상을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선택적 함구증을 지닌 아동은 말을 못하는 것이 아니며, 발달에도 문제가 없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두려움이 심해 말을 하지 못한다. 이러한 내용은 동화 ‘얼음 아이’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주인공 송이 역시 선택적 함구증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할 때는 누구보다 명랑한 어린이가 된다. 그래서 송이는 밖에서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주는 도구(비눗방울)를 생각한다. 이를 통해서 선택적 함구증을 가진 아동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싶어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송이는 쉽게 용기를 내지 못하고, 엄마는 송이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 자신이 무서워하지만 송이가 키우고 싶어 하는 강아지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면서 송이에게도 무서운 대상을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하는 엄마에게 송이는 ‘해볼게’라고 대답한다. 이윽고 엄마의 손을 놓고 교실로 혼자 들어서는 송이의 뒤로 조용히 응
2020-07-06 17:49:57
[오늘의 키북] 꽉 움켜쥔 손을 놓으면 네 마음이 꽉 찰거야-'꽉'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다시 빈손으로 가는 것.하지만 아이가 '공수래공수거'의 개념을 그 나이에 깨닫는다면 오히려 '애어른'이라는 핀잔을 듣기 쉽다.대신 아이에게는 나눔과 배려라는 조금 우회적인 개념을 훈육해야 한다. 성장할수록 규모가 커지는 사회생활에서 이 두 가지 소양이 부족하다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의 키북 '꽉'은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오리의 소리를 표현하는 ‘꽥’과 더불어 ‘꽉’은 무언가를 움켜쥐고 놓지 않으려는 모양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 속의 오리는 알록달록 예쁜 빛을 내는 자신의 알을 아무와도 나누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소유라 자신만이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오리는 누군가가 자신의 알을 탐내려고 하면 공격적으로 변해 꽉 물어버린다. 결국 오리는 예쁜 알을 독차지 하려고 했으나 알들이 다 썩어 쓰레기로 전락하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예전에 오리에게서 알을 달라고 부탁했으나 거부당한 동물 친구들은 오리의 행동이 인과응보라고 생각하고 오리에게서 멀어진다. 다행히 착한 너구리 청소부가 나타나 오리와 함께 썩은 알을 치우고 오리에게 ‘나눔’의 필요성을 알려주며 반성의 기회를 만들어준다. 이에 오리도 교훈을 얻어 다른 동물 친구들과 알을 나눠 가지며 화합한다는 결말이다. 오리처럼 행동하는 사람에게 너구리와 같은 존재가 적시에 나타나 도움을 주는 건 현실에서는 흔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실수와 잘못에 대한 반성의 기회는 있음을 표현하는 것으로 동화의 역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이에게
2019-05-25 10:33:00
[오늘의 키북]바퀴 두 개의 역사-'자전거 이야기'
자전거는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 교통수단이지. 가벼워서 조금만 힘을 쓰면 들고 이동할 수 있는 데다 평지에서는 16~20km/h의 속도가 나오거든. 휘발유가 필요 없어서 환경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운동을 할 때, 시원한 바람을 만끽하고 싶을 때도 자전거가 좋은 친구가 되어줘. 이 정도로 유명한 자전거, 매년 자동차보다 무려 세 배나 많은 1억 4000만 대가 생산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그런 자전거의 역사를 생각해 본 적 있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졌을 리는 없고…생각할수록 자전거를 알고 싶지 않아? '자전거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자전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최초의 자전거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나라별 자전거 문화는 얼마나 다른지를 알 수 있다. 지역 차이에 따라서 자전거가 자동차를 뛰어넘어 제1의 교통수단이 되기도 하는데 이와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는 점이 특징이다.공해가 심해 정책적으로 자전거 이용을 장려하는 중국, 인력거 '릭샤'를 택시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동남아시아, 일반 도로 옆에 자전거 전용 도로를 따로 설치해 안심하고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한 네덜란드. 같은 자전거를 사용하지만 상황과 문화에 따라서 자전거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다. 아이들이 국가 간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이 책은 자전거가 운동 기구의 역할을 한다는 점도 언급한다. 함께 책을 읽는 아이에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전거 대회를 언급하며, 자전거가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하나의 스포츠로도 인식된다고 알려주자. 유명한 사이클링 대회 혹은 선수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특히 사이클링 종목
2018-03-23 18:43:37
[오늘의 키북]수학·과학과 예술이 만난다면?-'에이다'
수학도 잘 하고, 과학도 잘 하고 게다가 시도 잘 쓰고. 이렇게 모든 것을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 드물기는 하지만 재능을 골고루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더라. 이름은 에이다 러브레이스. 자신을 스스로 '시적인 과학자'로 불렀던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야. 어떻게 물과 기름이라고 생각되는 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을까? 이 책은 주인공 에이다의 이름을 그대로 제목에 넣었다. 더하고 뺄 것도 없이 '에이다' 단 세 글자로 책을 설명하기에 충분하다는 의미다. 대신 부제가 이야기의 의도를 전달한다. '엉뚱한 상상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에이다가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수학과 과학을 잘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문과적 상상력을 더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아이보다 부모가 더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 아버지가 영국 유명 시인 바이런이고 어머니가 수학자 앤 이사벨라 밀뱅크라는 것도 에이다에게 영향을 미쳤지만 이 책은 그보다 교육에 있어 체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에이다가 위대한 업적을 쌓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꾸준히 배움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에는 소수의 특권 계층만 기계 공학의 업적이 전시된 공장을 견학할 수 있었는데 에이다는 그 기회를 얻었던 점도 도움이 됐다. 선천적으로 몸이 아파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에이다는 자신이 생각한 것을 보여주기 위해 끊임없이 상상했고 공부했다. 이러한 성실함과 집요함 없이 재능만을 믿었다면 지금 에이다가 미래 세대에 회자되는 업적들은 존재하지 않았
2018-03-16 17:31:46
[오늘의 키북] 아이에게 보여주는 청사진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을 바꾸었어요'
아이는 부모가 이끄는 대로 뒤에서 얌전히 잘 따라오지만은 않는다. 때로는 부모를 앞질러서 가기도, 때로는 부모와 정반대 방향으로 뛰어가기도 한다. 부모에게 인내가 필요한 이유다. 아이를 목줄에 가둬둘 수는 없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에게 청사진을 보여줄 수는 있다. 아이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살면서 축적된 지혜를 발휘할 순간, 역시 간접 화법에는 책만 한 게 없다. 1991년 미국 국회도서관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에 선정한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을 배경으로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필독서로 꼽힌다. 이처럼 문단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하퍼 리에 관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세상을 바꾸었어요’다. 하퍼 리가 '앵무새 죽이기'라는 걸작을 남길 수 있었던 배경을 알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성향 중 노력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진리가 잘 드러난 대목이 많다. 어려웠던 친구 트루를 도와주다 훗날 트루의 도움으로 많은 문인을 소개받았던 것, 작품 활동과 일을 병행하던 중 친구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을 지원해 줘 마음 놓고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앵무새 죽이기' 집필 중 탈고 과정이 너무 힘들어 아파트 창문으로 원고를 날릴 정도였지만 참고 인내해 출판한 것이 그것이다. 또한 환경의 중요성도 언급할 수 있다. '앵무새 죽이기'의 배경은 당시 하퍼 리가 살았던 마을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백인과 흑인이 함께 살고 있지만 공존하지 못하고 물과 기름처럼 살아야 했던 당시의 상황과 비극을 적나라하게 비판할 수 있었던 건 하퍼 리가 직접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한 변호사 겸 신문사 편집장이었던 아빠 덕분
2018-03-07 17:48:00
[오늘의 키북] 나를 표현할 자유 -'딱따구리 아이'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딱따구리입니다. 나는 인사를 할 때면 목이 갑자기 뒤로 꺾이고, 말을 하려고 목소리를 내면 ‘이이야아’하는 소리가 나오고, 친구에게 웃어줄 때는 반대로 화난 표정을 짓습니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합니다. 항상 앉은 채로 밖을 내다보는 게 일과입니다. 딱따구리랑 닮은 점이 전혀 없다고요? 아니요, 나는 딱따구리가 맞습니다. 일찍이 "(현재) 내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에요"라고 말하는 주인공 이베이는 분만 시간이 길어져 뇌성 마비 환자가 되었지만 낙천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간다.이처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지만 타인과의 ‘다름’을 느낄 때면 어쩔 수 없이 방향성을 잃은 분노와 외로움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 이베이가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도록 하는 존재, 그림이 등장한다. 손발이 자유롭지 않은 이베이에게 미술은 또 다른 도전이다. 붓을 머리띠에 달아 한 점씩 찍어 그림을 그릴 때면 이베이는 피곤함을 느낀다. 신기한 것은 동시에 느끼는 자유로움이다. 마치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것처럼 붓으로 도화지에 점을 찍는 행동은 운동량이 제법 많다.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왜 나는 팔과 다리가 불편한 걸까 원망하는 마음을 갖기 쉽지만 이베이는 표현할 수 있다는 자유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 그림 속에서는 아무것도 이베이를 구속하지 못한다. 이베이는 행동의 제약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림 속에 표현한다. 그림을 매개체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이야기에서는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장애우를 다뤘지만 ‘억압’이라는 주제에서 본다면 발
2018-02-27 18:22:49
[오늘의 키북] 폐허에도 희망은 있다 - '추억을 담은 지도'
전쟁은 많은 것을 앗아가지. 우리가 모두 직접 나가서 싸우는 건 아니지만 우리도 많은 것을 잃어버리는 게 전쟁이야.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어. 우리나라도 공식적으로는 전쟁을 멈춘 상태야. 즉,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할 게 없는 거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는 전쟁이 바로 앞에 닥친 건 아니라는 거지.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조이는 정들었던 마을을 떠나야 해. 책을 읽어보며 조이의 감정을 예상해볼까?'추억을 담은 지도'에서는 주인공이 지난 10년간 자신이 살았던 마을 지도를 그린 뒤, 직접 한 곳씩 방문하며 추억을 회상하고 작별인사를 한다. 집, 학교, 광장, 도서관, 아이스크림 가게 등 기억할 요소가 많은 장소를 거치는 동안 조이는 점점 쓸쓸해진다. 하지만 조이가 처음 방문했던 장소들을 순서대로 연결하자 자신의 이름 '조이'가 나타난다. 그리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품는다. 또한 몸은 이 장소를 떠나더라도 행복한 순간은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닫는다. 전쟁이라는 아픈 현실 속에서도 아이가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마무리다. 이후 조이가 지도를 들고 다시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전쟁 난민이 과거의 안정적인 생활로 되돌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감안하면 조이의 삶이 더 나아졌다고 낙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최악의 상황 안에 희망은 존재한다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남아 우울한 결말도 아니다. 아이가 복합적인 감정을 배우기 좋은 책이다. POINT전쟁을 아동 시각에서 풀어낸 대표작 '안네의 일기&
2018-02-19 18:12:26
[오늘의 키북]공사장 유치원생의 하루 - '잘 자, 굴삭기 벤!'
이런 게 바로 '취향 저격'이네. 덤프트럭, 굴삭기 미니어처 수집에 한창 영혼을 바치고 있는 네가 도저히 그냥 지나치지 못할 이야기야. 공사장에도 유치원이 있대. 굴삭기, 기중기, 로더, 덤프트럭, 롤러가 여기 다닌다고 하는데 뭘 하고 노는지 궁금하다. 네가 유치원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과 똑같은지 읽으면서 보자. '잘 자, 굴삭기 벤!'은 공사장 유치원생들의 재미있는 하루를 보여준다. 생쥐가 선생님이 되어 공사장 친구들에게 오늘의 할 일을 보여주고, 공사장 유치원 친구들은 각자의 역할에 맞춰 놀이를 시작한다. 사회의 축소판인 공사장 유치원은 협동이란 무엇인지 보여준다. 큰 바위를 혼자 움직이지 못하자 주변 친구들을 불러 도움을 요청하거나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모습은 유치원 역할놀이를 하는 아이들과 똑같다. 한편, 풍선, 파이프, 모래더미 등 다소 이질적인 재료들을 옮겨 쌓아 올린 아이들은 모래 눈사람을 완성한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 모두의 작품이다. 그렇게 열심히 놀던 아이들은 꿀잠에 빠진다. 하루를 열심히, 뿌듯하게 보낸 뒤 내일을 기대하며 잠드는 일상은 우리 아이들과 같다. 아이가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장소, 공사장의 친구들은 누가 있는지 아이와 하나씩 짚어보며 역할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공사장에 우뚝 서 있는 기중기를 보면서 ‘카를라’라고 외치는 아이를 보면 '책 읽어준 보람'도 느끼게 된다. POINT이야기 속에서 숨은그림찾기를 할 수 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치즈 모양 열기구, 비행기, 늑대, 나비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공사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요소다. 엷
2018-01-30 13:4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