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점점 떨어지다 지난해 0.78명을 기록했다. 가임여성 1명이 일생 동안 출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가 한 명도 안되는 수준이다. 저출산 현상이 충격적인 숫자로 드러나자 다가올 미래의 사회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와 함께 '키즈산업' 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오히려 키즈 패션 등 영유아 관련주들은 성장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텐 포켓(10 pocket)' 열린 키즈 럭셔리·명품
"잘 키운 아이 하나, 열 아이 안 부럽다"남아 선호사상이 심했던 1980년대 정부는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표어로 인구 폭증을 막으려 했다. 식량이 충분하지 않았던 사회에서 기아 발생을 우려한 정책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한 명 낳아 귀하게 키우겠다'는 가정이 많아졌다. 여기에 아이 1명 당 조부모, 부모는 물론 이모, 고모, 삼촌, 지인들까지 지갑을 여는 텐 포켓(10 pocket) 트렌드도 생겼다.
이에 힘입어 아동복 시장 규모는 국내 전체 패션 시장 성장률인 13.53%에 비해 훨씬 높은 31.75%까지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고가 명품 아동복 브랜드 시장이 급성장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아동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11.4% 증가했는고, 현대백화점 역시 18.1% 증가했다. 특히 아동 명품은 26.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국내 명품 아동복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 디올, 펜디, 버버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도 키즈 라인을 선보이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해 디올은 국내 최초로 '베이비 디올'이란 이름의 아동복 라인을 출시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매장을 열었다. 아기 트렌치코트 가격은 200만원대, 유모차는 600만원대에 달하지만 재고가 부족한 모델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끈다.
또 롯데백화점은 중구 본점과 잠실점을 중심으로 지방시, 펜디, 겐조 등 키즈 라인을 강화했다.
해외로 가는 K-키즈 브랜드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키즈 브랜드의 성장도 주목받는다.중국은 출생아 폭증을 완화하기 위해 1973년 산아제한을 권고하고 1982년에는 이를 법제화했다.
이후 인구 감소가 이어지자 2016년에는 1가구 2자녀 정책을, 2021년엔 1가구 3자녀 허용 등 인구 급감을 해결할 정책을 속속 내놨다.
중국 내 산아제한 완화 정책에 수혜를 입은 국내 브랜드는 대표적으로 '제로투세븐'이 있다.
3세 이하 영유아를 위한 스킨케어 제품으로 유명한 '궁중비책'을 가진 제로투세븐은 중국 내 인지도는 물론 앞으로의 전망도 좋다.
궁중비책은 중국 내에서도 인기있는 제품임을 인정받아 티몰, 징둥닷컴 등 온라인몰과 함께 탄산차이, 샘스클럽 등 오프라인 채널에도 입점했다.
제로투세븐은 적자인 패션사업을 접고 해외 시장에 몰두해 지난해 90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전년대비 300% 상승한 93억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저조한 출산율이 무색하게 몸집을 키워가는 키즈 산업. 앞으로 또 어떤 영유아 브랜드가 성장 기회를 잡을 지 주목된다.
김주미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