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어린아이를 공격한 사고견 (사진 = 비글구조네트워크 SNS)
한 아파트 단지 안에서 8살 아이를 물어 크게 다치게 한 개의 안락사가 중단된 가운데, 동물보호단체가 해당 개를 인수해 보호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11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한 아파트 단지에서 목줄이 풀린 채 돌아다니던 13.5kg의 중형견이 A(8) 군을 쫓아가 목과 팔 등을 물어 크게 다치게 했다. A 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수술을 받은 뒤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15일 울산 울주경찰서는 사고견이 인명사고를 낼 우려가 크다고 보고 안락사 시행을 위한 압수물폐기 절차를 밟았으나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위험 발생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압수물폐기를 부결하면서 절차가 일시 중단된 상태다.
동물복지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상상하지 못할 피해를 입은 초등학생과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어서 완쾌돼 가정의 행복을 되찾길 바란다"면서도 "개 한 마리를 죽인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개를 죽여 이 사건에 대한 합리적 해결점에 도달할 수 있다면 저희 동물권 단체들도 그 희생을 인정하겠다"며 안락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적 규범과 보편적 상식, 그리고 법률로 정한 사회적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야 하고, 이를 범하거나 어겼을 경우 사회적 비난을 받고 또한 법률로 처벌을 받는다"며 "하지만 개는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개가 사람을 무는 행위는 개들에게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문제다. 도덕적 인식이나 윤리적 기준을 자의적으로 가질 수 있는 지성적 주체가 아니므로 이러한 개에 대해 안락사라는 사회적 처벌은 합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견주'에게 책임을 물었다. 단체는 "사회적 규범과 법률에 따라 이 개를 제대로 통제하고 관리하지 못한 견주에게 그 책임이 있다. 특히 해당 견주가 그동안 개를 묶어 키웠던 방법은 동물학대에 준하는 사육방식이며, 목줄이 풀린 개가 얼마나 이 사회에 위험 상황을 초래하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라며 "견주에게만 법적, 사회적 책임을 묻는 처벌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개를 비글구조네트워크가 인수할 수 있다면, 그 개를 법률이 정하는 범위 내에서 책임지고 안전하게 보호하겠다. 필요하다면 안전이 담보될 때까지 필요 기간 동안 사육공간에서의 이탈도 금하겠다"며 "이 개를 살려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현재 동물보호소에 맡겨진 개는 온순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경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