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피부 전도도 센서를 이용해 우울증 환자의 상태와 중증정도를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우울증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땀의 반응이 무뎌진다는 점에 착안, 피부에 나타나는 미세한 땀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협력해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했고 해당 결과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자들의 진단과 처방이 주로 심리검사나 의사의 문진에 의존하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보다 객관적인 방법을 제공해 정신질환을 조기에 발견, 예방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질환자들은 정신상태가 악화되면 뇌와 관련된 호르몬 반응의 장애가 일어나고 이는 자율신경계 반응으로 이어진다.
연구진은 미세한 땀과 같은 생리 변화를 손가락 끝에 붙인 피부 전도도 센서를 통해 객관적으로 측정, 보다 효율적인 의사의 진단을 돕기 위해 연구개발에 나섰다.
이후 비침습적인 생체신호 데이터 측정을 통해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과 주요 우울장애 환자, 공황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3개월의 추적관찰을 수행했다.
논문은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을 포함,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주요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정신질환 환자 60여 명을 대상으로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와 우울장애가 없는 사람을 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피부 전도도 신호를 통해 우울장애 상태의 진단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밝혔고, 나아가 우울장애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이고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고 모니터링이 가능한 기계학습 기반의 자동 진단 모델을 개발했다.
또한 이들은 보다 정확한 질환의 징후 예측을 위해선 피부 전도도뿐만 아니라 뇌파, 심장박동, 호흡, 온도 등 복합 센서 기반 분석기법의 보완이 필요하다며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향후 연구 완성도가 높아지면 우울증 외에도 공황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트라우마, 자폐증 등 각종 정신질환 진단 및 징후 예측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ETRI는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환자를 대상으로 피부전도도 센서 외 4개 요소에 대한 데이터 분석도 추가적으로 시행한바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복합모듈(센서)은 36.5x33(mm) 크기로 다중 생체신호 측정이 가능하다. 이 센서는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가기에는 센서의 크기를 줄이고 무선통신으로 작동하는 웨어러블 기기로 만들기까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책임자인 김승환 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장은 "정신질환의 객관적 진단 및 예측이 가능한 생체신호 기반 정신질환 진단 및 예측 시스템의 개발 가능성을 보았다"라고 말했다.
이 논문의 주저자는 ETRI 바이오의료IT연구본부 김아영 연구원이며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홍진 교수팀, 인천대학교 전자공학과 변상원 교수 연구팀이 연구에 함께 참여했다.
사진 : ETRI 제공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