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다가 우연히 한지에 눈길이 갔다고 한다. 이유를 묻자 장난스럽게 웃으며 "(대리석이) 무거워서요"라고 하더니 곧바로 "실은 한국 공예의 아름다움을 많은 분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한지로 작업을 시작했어요"라며 진지한 답변을 내놓는다.
김현주 KHJ STUDIO 대표는 생분해 종이접시 '플러스네이처'를 선보이며 친환경성·심미성·기능성을 모두 갖춘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플러스네이처를 들면, 손바닥에 오크잎을 올려놓은 느낌이다. 접시 모양이 나뭇잎인 까닭은 김현주 대표가 작업하던 시기가 가을이라 낙엽을 자주 관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릇이 없던 과거에는 무엇을 그릇으로 대체해 사용했을까 생각하니 나뭇잎이 떠올랐다고.
"자연에서 온 소재로 제품을 제작해 사용한 후, 자연에게 되돌려 준다는 의미도 디자인에 담았어요. 마치 낙엽이 토양에 흡수돼 나뭇잎으로 다시 나는 것처럼요"
이 제품은 생분해성 일회용 접시이지만 살림하는 부모에게는 홈 데코, 인테리어 액세서리로도 활용된다. 해외에서도 환경을 생각했다는 것 다음으로 특유의 현대적이고 깔끔한 디자인을 언급하며 찬사를 보낸다.
타 친환경 제품과의 차별화도 신경 썼다. "제품에 코팅을 전혀 하지 않은 완전 생분해성이라는 점이 두드러진 특징이에요. 보통 친환경 제품의 내열성은 180~210도가 많은데 플러스네이처는 2회 스팀 살균을 하면서 내열성을 강화시켜 그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견디는 것도 장점이고요. 덕분에 전자레인지에서도 사용할 수 있거든요"
이전까지 아이들이 다칠까봐 사기 혹은 유리그릇을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플라스틱 용기에 담은 음식을 데울 때는 환경호르몬 때문에 전자레인지를 사용하지 못해 곤란했던 부모가 이 플러스네이처를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플러스네이처 접시에 음식을 담고 전자레인지를 사용해 데운 다음 바로 꺼내서 아이 앞에 놓아주면 된다. 깨지지 않는 재질이라 아이가 바닥에 떨어트려도 걱정이 없으므로 일이나 가사로 바쁜 아빠와 엄마에게 제격이다.
또한 김 대표는 엄마들 소모임이나 홈파티 때 플러스네이처를 활용해 자리의 멋을 높이는 포인트 요소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이들 마른 간식을 담거나 열쇠, 동전 등을 모아 놓을 곳으로도 좋고요. 제품을 접한 분들이 예쁜 모양과 친환경이라는 점에 매료되시더라고요"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특별한 날 특색 있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고, 좋은 선물도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프트팩으로도 패키지를 제작했어요"
김 대표의 다음 목표는 디자인과 소재의 확대다.
"좀 더 다양한 모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많이 주셔서 이를 반영해 디자인 작업이 한창입니다. 빙수나 밥을 담을 수 있는 볼(bowl) 타입 그리고 컵도 관심을 갖고 있어요. 최근 해외 기업과 MOU를 체결해 다양한 제품 개발 방향을 검토 중이며, 소재로는 일단 펄프로만 제작한 상태지만 차후 한지도 적용하려고 합니다"
마치 패턴처럼 닥섬유들이 퍼져 있는 한지의 모습은 흔히 접하는 일반 종이와 비교했을 때 느낌이 다르다는 그의 설명을 제품으로 만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