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김형석 씨에게 자녀 윤서 양(초2)과 주혁 군(7세)의 엄지손가락 빠는 습관은 난제였다.
"어렸을 때 손가락을 빠는 윤서에게 시중에서 가장 유명한 손가락 빨기 교정기를 착용하게 했어요. 3일 만에 스스로 손에서 제품을 빼더군요. 그다음에는 외국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는 교정기를 사용했어요. 이건 잘 빠지지 않도록 플라스틱 밴드를 손목에 체결하는 방식이었는데 뺄 때마다 연결 부분을 가위로 잘라야 했어요. 일회용 밴드를 계속 구입해야 한다는 의미였죠.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뒤이어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십 수년간 헬스 케어 전문 사진 기자로 근무하며 쌓아둔 아이디어와 관찰력을 동원해 70가지 시안을 제작했다. 그리고 실리콘 소재를 재단, 실로 꿰매며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기를 수십 차례, 비로소 케어썸을 내놓을 수 있었다.
"사실 손가락을 빨다가 자연스럽게 그만두는 아이가 더 많아요. 손가락 빨기 교정기 시장이 그만큼 작다고 봐야 해요. 대신 손가락 빠는 습관을 방치하면 치아가 나올 때 아기 엄지손톱에 상처를 내요. 나중에는 치아 변형 때문에 교정 비용이 들거나 대인 관계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문제점도 있죠"
김형석 모비유 대표가 케어썸을 개발한 동기에는 시장성보다는 두 아이에 대한 부성애가 더 크게 작용한 셈이다.
기존에 있는 손가락 빨기 교정기는 고무 소재를 엄지에 끼우는 형태다. 이 부분을 손목 밴드와 연결해 제품이 손가락에서 빠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김형석 대표는 엄지 안쪽에 닿는 부분을 개방했다.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거나 글씨를 쓸 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월령별 알맞은 발달 단계를 거치려면 손가락을 움직이며 소근육이 발달해야 한다는 점을 특히 신경 썼다.
아울러 김 대표는 케어썸의 또다른 장점으로 '일체형'을 언급했다. 다른 제품들은 엄지와 손목 부분이 분리돼 사용 시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케어썸은 그렇지 않다.
또한 아이의 손가락 길이에 맞춰서 제품 유형을 두 가지로 제작했다. 엄마가 아기 손목에서 엄지 끝까지 길이를 재보고, 5~7cm라면 1~2세용을, 6~8cm라면 3~6세용을 택하면 된다. 연령이 아닌 성장에 초점을 맞춰 제품이 아이 손에서 잘 빠지지 않도록 했다. 아빠로서 아이가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나온 결론이었다.
엄지에 이어 검지와 중지용 케어썸을 고안한 것도 둘째 주혁군이 엄지를 빨지 못하자 검지와 중지를 빨기 시작한데 있었다.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엄지는 물론 검지와 중지용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제품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건 케어썸만의 단독 기술이에요"
제품에 자신이 있었던 김 대표는 2017년 3월에 첫 시제품 만들고 이후 1년 동안 엄마들을 대상으로 제품 사용 후기를 취합해 완벽을 추구했다. 그리고 지난 3월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사업 안정화를 위해 한창 바쁘지만 '친구 같은 아빠'이기를 원하는 김 대표. 윤서, 주혁 두 아이가 만들어준 기회를 통해 손가락 빨기 교정기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