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얄미운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한 입만'이지. 분명히 먹을 건지 물어봤을 때는 '안 먹는다'고 말해놓고 막상 내가 먹기 시작하니까 슬그머니 옆에 다가와서 "맛있어?"라고 물어보지. 마지못해 "한 입 먹어볼래?"라고 하면 입을 '쩍' 벌리고 하나를 다 먹어버리지. 얄미워, 얄밉지. 공룡 세계에서도 이런 얄미운 친구가 있었어. 다른 공룡 친구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한 입만'은 티라노사우루스가 주인공이 되어 다른 공룡 친구들의 음식을 빼앗아 먹고 놀리다 결국 자신이 당하는 이야기다. 다행히 가장 끝 페이지에서 티라노사우루스를 포함해 모두가 음식을 나눠 먹는다는 훈훈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이야기 속 주인공은 공룡이지만 어른들은 가족 사이에, 친구 사이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임을 알고 있다. '한 입만'의 함정에 빠져본 적이 있는 아이도 동화를 읽는 동안 '내가 언젠가 겪었던 일 같은데'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한 입만'은 '한 입'이라는 작은 단위로 빼앗아 먹는다는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면죄부를 주는 단어다. 그 면죄부가 간단히 맛만 본다는 의미를 넘어 절반 이상을 아무렇지도 않게 입에 넣도록 유도한다. 빼앗긴 사람은 치사하고 졸렬해 보일까 봐 뭐라고 말은 못 하고 기분이 상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한 입만'을 외치고 다녔던 아이라면 피해자의 감정을 3인칭 시점으로 접해 객관적으로 안 좋은 행동임을 인식할 좋은 기회다.
따끔하게 가르치는 동화지만 웃으며 책장을 덮을 수 있는 이유는 귀여운 공룡들의 표정 덕분이다.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디메트로돈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피노사우루스 ▲플레시오사우루스 ▲테리지노사우루스 등 다양한 공룡들이 등장해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다.
POINT
'한 입만'처럼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문장은 무엇이 있는지 아이와 생각해보자. '한 입만'은 표면적으로는 일반적인 문장이다. 하지만 상황과 문화적 맥락에서 상대방에게 괘씸함, 기분 상함을 전달하는 문장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알려주자. 또한 '한 입만' 이외에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는 문장을 찾아보게 하면 좀 더 신중하게 말하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다.
도서 : 한 입만 / 글 그림 경혜원 / 한림출판사
김경림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9-02-28 18:09:25
수정 2019-02-28 18: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