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Infant care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지만 ‘덜 좋은 부모’가 됐다
입력 2019-01-11 08:00:00 수정 2019-03-22 13:23:06
  • 프린트
  • 글자 확대
  • 글자 축소

아빠와 닮은 것이, 엄마랑 똑같이 행동하는 것이 아이 잘 못이겠는가. 아이의 책임이 아니지만 쉽게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누구 닮아 그러니’. 갑작스테 입 밖으로 불쑥 튀어나온 말에 부모도 당황스럽다. 이미 주워 담기엔 쏟아져 버렸기에 쭈뼛쭈뼛. 오늘도 '나쁜 부모'가 돼버리고 마는 '덜 좋은 부모'의 속사정은 뭘까.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다

부모도 처음부터 나쁜 부모가 돼야겠다고 다짐하지는 않는다. 살다 보니, 인생이 녹록지 않음을 경험하고 수없이 많은 장애물을 맞닥뜨리며 조금씩 마음의 넓이가 좁아진다. 마침내 조금씩 덜 좋은 부모가 되어갈 뿐.

덜 좋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부모의 탓만이겠는가. 꼬박 10시간을 일하고 덤으로 야근까지 하고 퇴근하고 돌아오는 길, 지칠 대로 지친 부모는 아이와 이야기를 길게 하기에 피로가 몰려오기 적당한 시간이다.

아이와 한 마디를 더 나누기에 부모는 무거운 눈꺼풀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적절한 쉼이 없는 부모의 마음은 점점 강퍅해지고 사람을 날카롭게 만든다. 어느새 아이에게 필요한 말만 하는 효율적인 부모가 돼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부모를 가리켜 나쁜 부모라 부른다. 오늘날 부모의 빼곡한 일상은 아이에게 친절하기에 불리하다.

부모는 억울하다.

◆에너지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마음의 넓이
아이와의 적절한 상호작용에 대해서 각종 육아서가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부모는 아이와 진짜대화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부모는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기의 에너지 수준은 이미 제로인 상황이기 때문이다.

적은 에너지는 아이와의 대화를 점점 짧게 만든다. 충분히 쉬고 여유가 있을 때는 아이가 무언가를 잘 못 했을 때, 왜 그랬는지 아이의 감정과 상황을 헤아릴 수 있는 마음의 넓이와 시간을 확보되지만 부모가 피곤할 때는 상황만 바라보고 아이를 나무랄 터.

부모가 지닌 에너지 수준에 따라 부모는 오늘 더 친절하고 내일 덜 친절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부모는 자신의 상황과 여건에 맞춰 자녀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최선에 대해 누가 어떤 자격으로 왈가불가 판단하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부모의 에너지 수준의 정도를 높여가는 것은 필요하다. 다시 말해, 바쁜 상황과 일정을 조율할 수 없다면 마음의 넓이를 키워가야 한다. 운동을 하고 몸을 관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일상생활 속, 아이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연습을 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조금 더 친절한 부모가 되어 있지 않을까.

퇴근하고 돌아와서 아이 샤워시키며 이야기 나누기, 오늘 재밌었던 이야기 하나 들어주기 등 유치하고 사소해 보이는 것 하나씩 세워 지켜가 보자.

여유 없는 삶이 만들어낸 덜 좋은 부모의 도전이 가족에게 의미 있는 변화가 되길 기대해본다.

오유정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9-01-11 08:00:00 수정 2019-03-22 13:23:06

#육아 , #부모

  • 페이스북
  • 엑스
  • 카카오스토리
  • URL
© 키즈맘,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