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편식하는 습관은 엄마에겐 큰 골칫거리다.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했으면 하는 마음에 더운 날씨에도 가스불 앞에서 고군분투했는데 정작 아이가 소극적으로 젓가락질을 하면 그것만큼 속상한 게 없다. 심지어는 아이가 밥그릇을 다 비울 때까지 식탁에서 못 일어나게 강요하고 싶은 충동도 일어난다. 하지만, 아이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 채소를 안 먹는 아이
인류는 농경 사회 이전에 수렵과 채취로 생계를 이어갔다. 그 때 아무거나 집어 먹었다가 자연독에 중독될 위험이 있다는 노하우가 인류의 유전자에 새겨져 대대로 거쳐 내려왔다. 이를 생각하면 자연에서 얻은 채소에 거부감을 갖는 것은 본능에 가깝다.
아이가 채소를 잘 먹게 하려면 채소를 최초로 접할 수 있는 이유식 시기부터 채소는 맛 좋은 음식 재료임을 인식하게 해야 한다. 만약 아이가 채소 특유의 강한 향을 싫어한다면 그 향을 누를 수 있는 소스나 다른 식재료를 함께 넣어 조리한다.
◆ 고기를 안 먹는 아이
고기가 가진 감칠맛은 인류의 대부분이 선호하는 맛이다. 그런데 고기의 누린내와 트라우마 때문에 잘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누린내는 핏물을 제거함으로써 없앨 수 있지만 트라우마는 고기와 관련된 안 좋은 추억이기 때문에 쉽게 바꿀 수 없다. 이럴 때는 부모가 고기를 먹으며 아주 맛있는 표정을 짓거나 고기를 먹으면 힘이 세진다는 등의 효과를 언급하자.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고기를 입에 넣어주면 감칠맛을 느끼면서 고기를 맛있은 음식으로 재설정할 것이다.
◆ 생선과 해산물을 안 먹는 아이
생선을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은 생선 비린내를 이유로 꼽는다. 생선은 죽은 후 트리메틸아민이라는 성분을 분비하는데 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비린내의 원인이다. 아이에게 생선을 먹이려면 비린내가 덜한 흰살 생선을 요리한다. 담백한 맛을 느낀 아이는 생선에 반전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등푸른생선을 다룰 때는 조심해야 한다. 지방이 많아 조금만 상해도 다른 생선보다 비린내가 더 심해진다.
조개나 굴은 먹지 않는 것은 내장 부위에 거부감이 있기 때문이다. 내장에는 피비린내라고 하는 철분이 많이 함유돼 특유의 냄새가 나는데 이를 싫어하는 아이들은 조개와 굴의 근육 부분은 먹어도 내장 부분은 거부한다. 이럴 경우에는 육수로 만들어 아이 입맛에 친숙해 질 수 있도록 하고 이후 근육과 내장 순서로 아이가 도전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 파, 오이를 안 먹는 아이
채소마다 고유의 향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강한 향을 지닌 채소를 부담스러워 하는 아이들이 있다. 파에는 알리신, 오이에는 노나디엔올, 피망에는 파라진이라는 성분이 강한 향을 만든다. 이런 채소는 가열하면 향이 사라지므로 살짝 익혀 먹는 것도 좋다.
글 김경림 기자 참고 <안 먹는 아이, 잘 먹는 아이>(청어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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