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지나고 나면 다양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진다. 일명 '명절증후군'을 겪는 환자들이다.
장거리 운전, 고칼로리 음식 섭취, 가사 노동 등은 명절 증후군의 주원인이다. 치질, 무릎 관절염, 담석증 등 연휴 중 쉽게 발병하거나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 및 이에 대처하는 건강 관리법에 대해 미리 알아보자.
◆ 귀성길 운전 시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로 치질 악화될 수 있어
명절 연휴에는 장시간 운전과 과음, 과식 등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많다. 귀향 및 귀성길 장시간 운전을 하는 경우 치질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오랜 시간 운전할 때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복부 압력이 항문 부위에 전달돼 치질의 통증과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연휴 기간 동안 채소 섭취가 줄고 기름진 육류 섭취가 늘어나게 되면 대변이 단단해져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발생할 수 있다. 일상으로 복귀한 이후에도 항문의 상처가 지속되면 상처에 염증이 생겨 항문이 좁아지고 결과적으로 만성 치열로 진행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정체된 고속도로 차 안에서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치질 증상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변의가 느껴지면 바로 휴게소를 찾아야 한다"며 "배변 후 자신의 체온과 비슷한 온도의 물을 받은 다음 3~5분 동안 좌욕을 하면 치질 초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나 증상이 지속되면 전문의를 찾아 자신의 정확한 치질 단계를 알고 이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명절 음식 준비 시 퇴행성 무릎관절염 조심해야
명절 음식 준비, 손님맞이 및 뒷정리 등 평소보다 많은 양의 가사 노동을 집중적으로 하게 돼 무릎 관절염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무거운 명절 음식재료를 나르고 장시간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음식을 하다 일어날 경우, 체중의 약 9배 가량의 하중이 무릎 관절에 가해져 연골과 인대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되면 관절 부분에 통증이 심하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무릎이 붓고 뻣뻣해진다. 걸을 때 절뚝거리는 것은 물론 무릎에서 삐걱 소리가 나며 앉았다 일어날 때 힘이 든다. 그러나 이를 반복적인 가사 노동에 따른 단순 근육통으로 여겨 진료 시기를 놓치면 심각한 다리 변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메디힐병원 관절척추센터 정성섭 원장은 "음식 준비는 가급적 바닥이 아닌 식탁에 앉아서 하고 1시간에 1번씩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다리를 뒤로 접어 손으로 잡아당긴 후 3초 정도 자세를 유지하는 스트레칭을 3~5회 정도 양쪽 다리 모두 하는 것이 좋다"며 "만약 무릎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지고 열이 난다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나 통증이 며칠 간 지속된다면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므로 전문의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 고지방, 고콜레스테롤 명절 음식 먹은 후 아랫배 복통 있다면 담석증 의심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식사를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식을 하게 돼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비슷한 복통 증상을 보이더라도 복부 질환의 종류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원인을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절에 술과 함께 안주로 자극적이고 기름진 고 콜레스테롤 음식을 먹으면 담즙 속 염분과 콜레스테롤 양이 변하면서 담낭의 운동성이 저하돼 담석증이 생길 수 있다. 만약 밀가루 음식이나 고기를 먹은 후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위쪽 배 또는 명치 부위에 통증이 있고 더부룩한 느낌이 든다면 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민상진 메디힐 병원장은 "담석증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담낭염이나 담낭이 터지는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초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대게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고 위경련, 급체 등 위장장애와 혼동할 수 있다"며 "만일 통증이 심해 위내시경 검사를 했으나 결과가 정상이라면 초음파나 CT를 통하여 담석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유진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