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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장애나 ADHD는 불치병이 아니다?
입력 2017-12-09 18:26:48 수정 2017-12-09 2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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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하고 갔던 병원에서 내 아이가 스펙트럼장애로 진단을 받으면 그때부터 부모들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삶의 여정을 시작한다. 이 길고도 험한 여정은 행복한 부부의 결혼생활을 파탄 낼 수도 있고, 맞벌이로 시작했지만 결국 한 사람은 일을 그만두고 아이에게 전념해야 하는 등 생활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부모 스스로 내 아이의 전문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치료법을 알아보고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는 일도 해야 한다. 그뿐인가? 부모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며 살아가야 한다.

고등 교육을 받고 자기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룬 부모라도 내 아이가 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으면 당황하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결국 낙담을 하고 절망의 늪으로 빠지고 만다. 태어나 처음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보고, 아이를 품에 안고 체온과 살 냄새를 느끼면서 한없는 감격을 누린 부모들에게 스펙트럼장애 진단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더 이상 자식을 향한 그 어떤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같겠지만 스펙트럼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은 경험하지 않고는 헤아릴 수 없다.

사실 전문의들조차 스펙트럼장애의 치료에 대해 비관적이다.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데다 증상도 아주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부 전문의들은 “그 어떤 노력으로도 나아지지 않는다”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스펙트럼장애 아이를 둔 부모들은 세상에서 더 이상 아이를 돌봐줄 수 없는 상황이 오기 전에 아이가 사회에 적응해 혼자서도 무리 없이 생활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스펙트럼장애로 평생 고통받을 아이가 걱정되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면 좋겠다”고 말하는 부모들도 많다.

그런데, 정말 스펙트럼장애는 치료가 불가능한 불치병일까?

아니다! 아무리 약을 먹고 여러 가지 치료를 받아도 증상이 악화되는 등 그동안의 치료가 효과가 없었다면 그 이유는 근본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증상을 없애는 것에만 치중한 치료법 때문일 것이다.

신간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의 저자이자 기능성신경학을 전공한 장원웅 소장에 의하면 스펙트럼장애의 근본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근본원인을 없애는 방향으로 치료를 한다면 스펙트럼장애는 치료될 수 있으며, 스펙트럼장애 아이도 충분히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필요한 도움을 적절히 준다면 말이다.

스펙트럼장애가 증가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3가지로 정리해볼 수 있다.



●스펙트럼장애의 요인들

- 유전적 요인 : 염색체, 메틸레이션 대사 이상, 생의학적 문제

- 환경적 요인 :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독소의 증가, 먹을거리 오염(GMO 식품 포함)으로 인한 영양 결핍과 체내 독소의 증가, 화학제품 속 환경호르몬으로 인한 내분비계의 변화, 임신 기간 동안의 엄마의 호르몬 변화

- 신경학적 요인 : 뇌의 기능적 연결 이상,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이 중에서 스펙트럼장애의 증가와 관련이 깊은 요인은 환경적 요인과 신경학적 요인이다. 스펙트럼장애 중에서도 자폐스펙트럼장애의 경우는 가족을 이루며 사는 것이 쉽지 않아 혼자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전의 확률이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환경적 요인은 누구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환경적 요인에 노출이 많이 될수록 신경학적 요인이 유발될 확률이 높아진다.

스펙트럼장애는 특히 뇌세포 간의 연결(시냅스)이나 뇌의 기능 발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대뇌의 두 반구인 좌뇌와 우뇌의 시냅스가 단절되거나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등 연결이 원만하지 않거나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불균형을 이루어 발달하면 감각과 정보가 왜곡되어 받아들여져 이상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그럼 좌뇌와 우뇌의 기능 불균형은 왜 생기는 걸까? 가장 큰 원인은 좌뇌와 우뇌가 동일한 비율이나 속도로 발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뇌의 기능은 순차적으로 발달하는 특성이 있는데, 만일 좌뇌와 우뇌의 여러 기능 중에서 일부 기능이 순차적 발달 단계에서 발달 속도가 늦거나 정체되면 뇌 기능 불균형이 심해진다.

좌뇌와 우뇌의 기능이 불균형하게 발달할 경우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 증상들은 스펙트럼장애 증상들과 일치한다.


●뇌 기능 불균형의 증상들

-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채는 능력이 떨어진다.
- 대근육 및 소근육 운동 능력이 떨어진다.
- 원시반사가 지속된다 : 원시반사는 신생아들이 보이는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행동 반응 현상. 생후 6~7개월 이후에 사라지는 게 정상이다.
- 안구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
- 공감력과 인지 능력이 턱없이 낮고, 사회적응력이 떨어진다.
- 감정 표현이나 반응이 비정상적이다.
- 감각처리장애 증상이 나타난다.
- 2차적 면역 문제가 생긴다.
- 심장박동이 빠르다.
- 소화기관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소화력이 떨어진다.
- 음식에 과민성을 보인다.
- 학습과 관련해 장애 증상들이 생긴다.


부모들은 내 아이의 스펙트럼장애 증상들을 고치려고 많은 애를 쓴다. 감각통합을 목적으로 작업치료나 물리치료를 시키고, 언어가 안 되니 언어치료를 하고, 청각 인지가 안 되니 청각통합치료(AIT)나 청각인지치료를 하고, 시각 인지가 안 되니 프리즘을 이용한 안경이나 알렌테라피를 하고, 행동 제어가 안 되고 과잉행동이 있으니 행동치료나 인지치료 혹은 약물치료를 하고, 사회성을 키워주기 위해서 놀이치료를 하고, 발달이 저하된 근육을 비롯해 소근육과 대근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작업치료나 재활치료를 한다. 그러나 뇌의 특이성과 기능 불균형을 이해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가 이뤄지다 보니 잠시 증상을 완화할 뿐 증상을 해소하지도 못하고 원인을 없애지도 못한다. 한마디로 무분별하고 계획 없는 치료 방침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약을 먹고 여러 치료를 받았어도 아이의 증상이 악화되는 등 효과가 없었다면 그 이유는 근본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증상을 없애는 것에만 치중한 치료법 때문일 것이다.

장원웅 소장은 뇌 기능 불균형 외에 위장관의 기능 저하도 스펙트럼장애의 원인으로 꼽는다. 스펙트럼장애 아이들은 대부분 음식 알레르기나 새는장증후군을 동반하는데 그 이유가 위장관의 기능이 약해서라고 한다. 유전자 재조합(GMO)을 거친 밀가루 속 글루텐과 불완전 식품인 우유에 들어 있는 카제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고 만성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우리 몸속에서는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염증반응은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 뇌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주범이며, 만성화된 염증반응은 자가면역질환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계가 너무 민감히 반응해 체내 세포나 기관을 적으로 오인하고 공격하는 질환을 말하는데 최근 자가면역질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천식, 아토피, 원인이 불분명한 알레르기 질환이 만연한 것은 만성 염증반응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장원웅 소장은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에서 스펙트럼장애의 치료 방향을 크게 두 가지로 제안한다. 첫째는 생의학치료로 위장관의 기능을 개선하는 것이고, 둘째는 대뇌반구 통합치료로 좌뇌와 우뇌의 기능 불균형을 개선하는 것이다. 그러면 스펙트럼장애의 근본원인이 제거되면서 증상은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구체적 방법은 생활요법과 식이요법, 자극치료(대뇌반구 통합치료. 운동요법 포함)로 구분해볼 수 있다.


●자극요법으로 좌뇌와 우뇌의 기능 불균형 해소하기

- 순차적인 뇌 발달에 맞춰 자극을 준다 : 시각 자극, 청각 자극, 촉각 자극, 후각 자극, 미각 자극, 전정감각 자극, 위치감각 자극
- 기능이 부족한 뇌 영역에 강한 자극을 준다.


●식이요법으로 위장관의 기능 개선하기

- GFCF 식이요법(글루텐과 카제인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실천한다 : 글루텐은 밀가루에, 카제인은 우유에 들어 있다. 글루텐과 카제인은 위장관장애를 유발함으로써 뇌 기능을 손상시킨다.
- 혈당을 높이는 탄수화물 식품을 제한한다.
- 단백질과 질 좋은 지방을 섭취한다 : 단백질은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고, 지방은 뇌 기능과 신체 건강에 중요한 작용을 한다.
- 견과류, 현미, 콩은 가급적 먹이지 않는다 : 피트산의 함량이 높아 건강을 해친다.
- 식이요법을 6개월 정도 한 뒤에 영양제를 먹는다 : 항곰팡이제, 비타민B6, 비타민D, DMG와 TMG, 아연(Zinc), 칼슘(Ca)은 필히 먹인다.


●생활요법으로 아이의 주변 환경을 정비하기

- ‘카더라’ 통신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 내 아이에게 맞는 치료법은 따로 있다.
- 우리 아이에게 나타난 증상들의 근본원인을 알고, 원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운다.
- 부모로서의 삶을 되돌아보고 아이의 뇌 기능에 나쁜 영향을 줄 행동들은 고쳐나간다.
- 스트레스는 덜 주되 상과 벌을 적절히 활용해 아이의 문제행동을 고쳐나간다.
- 조기교육은 멀리하고, 스마트 기기 사용 시간과 TV 시청 시간은 줄인다.
- 운동을 충분히 하게 한다.


근본원인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근본원인을 없애는 방향으로 치료를 한다면 약 없이도 스펙트럼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또 치료의 황금기가 분명히 존재하며, 조기에 발견하고 아이의 증상과 원인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을수록 예후가 좋으니 계획을 세워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스펙트럼장애와 관련해서 생의학치료를 다루거나, 뇌와 관련해서 치료나 양육의 경험을 다룬 책이 많기는 하지만 주관적인 의견을 바탕으로 한 증례 위주이거나 특정 치료법만을 지나치게 부각하고 상업적으로만 접근해서 부모나 혹은 일선에 있는 치료사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전나무숲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는 치료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 대뇌반구 통합치료와 생의학치료는 무엇이며, 식이요법과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담았다. 쉬운 것부터 차근차근 실행하다 보면 증상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은 물론, 세상을 향해 한 발씩 내딛는 아이를 보게 될 것이다.


#스펙트럼장애란?

사회적 의사소통 문제, 제한적이고 반복적인 행동 등의 증상이 있는 이상행동 분야의 장애를 말한다. 예전(DSM 4판)에는 증상의 차이에 따라 자폐증, 아스퍼거증후군, 전반적 발달장애(PDD), 레트증후군 등으로 분류했지만 최근의 분류(DSM 5판)에서는 이러한 질환들의 공통된 증상과 원인을 인정해 ‘자폐스펙트럼장애’라 통칭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기능성신경학회에서는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 ADHD, 틱장애, 학습장애, 강박증, 난독증을 통틀어 스펙트럼장애라 부른다.


이미나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
입력 2017-12-09 18:26:48 수정 2017-12-09 21:49:37

#헬스 , #5살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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