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외 온도 차이가 큰 겨울은 면역력이 쉽게 떨어져 감기에 걸리기 쉬운 시기다. 겨울 감기에 잘 걸리거나 중이염 병력이 있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감기가 중이염으로 발전될 수 있다. 중이염을 앓는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청력 저하, 난청, 고막천공을 동반한 만성중이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중이염은 소아에서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 중 가장 흔한 질병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39만여 명에 달했다. 이 중 10세 미만 소아 환자가 57%를 차지했으며 3세 이하 영유아 중 약 66%가 1회 이상 중이염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감기 앓은 후 귀 긁거나 귀에 진물, 통증이 나타나면 소아 중이염 의심
감기나 비염의 합병증으로 자주 나타나는 중이염은 고막 속 공기가 차 있는 부분인 중이강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귀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발열을 동반하는 것을 급성 중이염, 고막의 염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 상태를 만성 중이염이라 한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귀에 있는 이관이 수평에 가깝기 때문에 콧물 등의 분비물이 귀로 흘러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쉽다. 중이염을 감기로 여겨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어릴 때 중이염 증상이 지속되면 청력이 저하돼 언어 발달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중이염에 대해 잘 알지 못하므로 정확한 의사표현이 어렵다. 때문에 부모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아이가 귀를 계속 만지거나 잡아당기면서 울면 중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귀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흘러나오는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만일 아이가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거나 TV 볼륨을 높이는 등의 행동이 나타나면 병원에 데려가 검사를 받아보자. 발열, 구역, 구토, 어지러움 등의 감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메디힐병원 이비인후과 정용수 과장은 "중이염은 주로 감기를 앓은 다음 발생하며 급성이 이후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겉으로 진단하기가 어려워 방치되기가 쉬우며,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난청, 학습능력 저하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귀 안의 상태는 바깥에서 보고 판단하기 어렵고 아이의 성향에 따라 통증을 견디고 표현하는 정도가 다르므로 귀를 자꾸 만지고 긁는 등의 중이염 증상이 보이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만성 중이염은 난청, 발달 장애 등 합병증 유발하므로 예방 위한 위생관리가 필수
중이염은 항생제 처방을 통해 특별한 문제 없이 치유할 수 있다. 그러나 10일 이상 항생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아이들의 경우 항생제 반응 정도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이염을 일으키는 감기부터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이염 예방의 첫걸음은 외출 후 손발을 깨끗이 씻는 등 철저한 위생 관리로부터 시작한다. 겨울철에는 대기가 건조하므로 따뜻한 음료를 충분히 섭취해 코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면봉으로 닦아내기보다 귀 입구만 화장지로 닦아내고 헤어드라이어나 자연 바람을 약하게 쏘여 자연스럽게 건조하는 것이 좋다.
중이염 발병률이 특히 높은 3세 미만 유아의 경우 젖병은 첫돌까지만 사용하고 누워서 빨지 않도록 한다. 수유할 때는 아이의 머리가 배보다 높이 올라간 자세를 유지해 우유가 이관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노리개젖꼭지는 생후 6개월까지만 사용하여 위생에 신경쓰도록 한다.
메디힐병원 이비인후과 정용수 과장은 "중이염은 감기와 함께 찾아오기 때문에 감기가 나으면 상태가 좋아지지만 초기에 치료되지 않으면 만성화돼 청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중이염이 심해지면 귀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온다면 고막천공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솜이나 휴지 등으로 귀를 막으면 오히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신속히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유진 키즈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