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달게 먹는 식습관이 다양한 질병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식습관이 건강식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젓갈이나 김치를 많이 먹고 국 문화가 발달되어 있다 보니 유독 짜게 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이 2000mg인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최근 나트륨 섭취량을 살펴보면 하루 섭취량의 평균 2배에 달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저염 캠페인이 벌어지고 저염으로 조리하는 식당도 늘고 있습니다.
당분 섭취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섭취 권장량이 50g미만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당 섭취량은 70g을 초과한다는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특히 서구 식습관의 영향으로 커피 섭취량이 늘고 탄산음료, 과자나 빵 등 간식 섭취가 늘어나면서 당 섭취량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나트륨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소금을 쓰지 않는 것이 답이 아닙니다. 적당한 소금 섭취는 생명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혈액 및 체액의 양을 균형 있게 조절하며, 신체 기능을 유지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우리 몸에 이와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해 필요한 소금의 양은 극소량입니다.
한방에서 짠맛을 지닌 음식들은 신장과 방광 기능을 돕습니다. 하지만 ‘범수종 유기염(凡水腫 惟忌鹽)’이라는 말도 있는데 모든 붓는 병에는 반드시 소금을 피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오후만 되면 하체 부종으로 신발이 꽉 낀다거나 아침마다 얼굴이 퉁퉁 붓는 사람들이라면 소금 섭취량을 반드시 줄여야 합니다. 무엇보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심장 및 혈관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고혈압, 당뇨, 동맥경화는 물론이고 위장 및 신장 질환, 골다공증의 위험을 높입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감자, 토마토, 키위, 쑥갓, 바나나, 호두 같은 음식에 들어 있는 풍부한 칼륨이 과도한 나트륨 섭취를 막아줍니다. 또한 라면, 햄이나 통조림 같은 가공 식품의 섭취를 줄이고 외식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집에서 음식을 할 때도 조리 중에 간을 하기 보다는 음식을 조리한 후 간을 하는 것이 덜 짜게 먹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당 섭취도 나트륨 섭취와 마찬가지로 지나치면 독이 됩니다. 신장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몸에 습한 기운을 쌓이게 만들며 부종과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또한 설탕의 과도한 섭취는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 성분을 파괴해서 노화를 촉진합니다. 인슐린 분비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성인병의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최근에는 과도한 당 섭취가 뇌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매에도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당 섭취를 줄이려면 자연 식품에서 당을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빵이나 초콜릿,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주스 등 당이 많은 가공 식품은 최대한 줄여야 하며 음식을 구입할 때는 당류 함량을 반드시 확인해서 최대한 적은 것으로 고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평상시 당 섭취가 많은 편이라면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면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해조류, 버섯류, 채소의 비율을 늘리고 밥을 지을 때도 백미 대신 현미, 보리, 수수 등의 잡곡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천연 식품에서 얻어지는 당은 건강하다고 볼 수 있지만 과일의 경우에는 당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당뇨나 고혈압 위험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과일 역시 조금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김소형<한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