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 오후에 목동에 사는 50대의 중년 남성(박창희, 가명)이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창희씨는 잠잔 시간이 하루에 3~4시간이고, 수면의 질이 아주 나쁜 불면증과 더불어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호소했다. 특히, 평소 좀 예민하고 꼼꼼한 성격이었지만 잠은 잘 잤었는데, 작년 가을 심근경색이 발생해 심혈관 스텐트 삽입술을 받고 난 이후 불면증이 생겼다고 한다. 이후 수면제 및 항우울증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고 있고, 간혹 어지러움증이 생겨 혹시나 해서 심전도 및 뇌혈관 검사를 했으나 이상소견을 발견하지 못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없고 의사도 괜찮다고 하나 창희씨의 불면증 및 심근경색이 재발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은 해소되지 못했다. 그래서 몸을 피곤하게 하면 잠을 잘 수가 있을 것 같아 주말마다 산에 다니고, 혹시 심리적으로 안정을 줄 수 있는 명상을 하면 도움이 될까 해서 명상과 호흡 수련을 열심히 하고 있으나 큰 소득은 없었다.
창희씨는 심근경색 발생 후 재발에 대한 불안감과 평소 예민하고 꼼꼼한 성격으로 인해 불면증이 생겨 우울증 및 건강염려증이 동반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평소 이상이 없다가 건강문제, 대인관계, 환경문제 등의 갑작스런 스트레스로 인하여 불면증이 생기는 환자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불면증은 뇌와 수면기능의 작용을 파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수면과 각성은 뇌의 시교차상핵, 시상하부, 뇌간망상체, 시상 등이 관여하는데, 앞쪽의 시상하부에서 GABA란 물질이 분비되면 뇌간망상체를 억제해 수면을 유도하게 되고, 뒤쪽의 시상하부에서 히포크레틴이란 물질이 분비되면 뇌간망상체를 흥분시켜 각성을 유도하게 된다. 따라서, 스트레스, 우울증 등의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야간에 시상하부에서 GABA의 분비가 저하되면 뇌간망상체의 흥분을 억제하지 못해 불면증이 발생되고, 오히려 낮에 히포크레틴의 분비가 저하되면 기면증인 과다졸음이 발생하게 된다. 이처럼 불면증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분비기능의 이상으로 인해 뇌가 지나치게 각성된 것으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와 뇌간망상체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불면증은 잠자리에 들어서 30분 이상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잠을 못 자는 입면장애, 잠은 자나 수면 중에 잠을 깨는 횟수가 하룻밤에 5회 이상이거나 깨어 있는 상태가 30분 이상이면 수면유지장애, 수면 시간이 5~6시간 이하면서 일단 잠에서 깨면 다시 잠자기 어려운 상태인 조기각성장애 등으로 나눈다. 이러한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하면 뇌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서 밤엔 잠을 못 이루고 낮엔 졸리고 피곤하여 기억력과 집중력이 저하되어 작업 및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짜증이 늘어나며 심하면 우울증이 발생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또한 성장기의 아동은 성장호르몬의 저하로 인해 성장이 느려지고 학업의 성취도도 떨어져 학업성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휴 한의원 목동점 윤성수 원장은 “불면증의 원인과 심한 정도, 동반문제, 예후 등을 판단하기 위해 체질검사, 심리검사, 스트레스검사, 평가척도검사, 체성분검사 등을 진행하고, 이러한 검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치료방법과 기간을 결정합니다. 치료방법으로는 불면증에 많이 쓰는 산조인을 군약으로 하여 체질에 맞는 맞춤탕제와 농축환약, 침, 뜸, 경추추나요법, 한방물리치료, 기공훈련 등을 사용하여 뇌의 기능을 회복시켜 뇌가 스스로 수면과 각성을 조절할 수 있도록 치료합니다”라고 말한다.
도움말 : 휴 한의원 목동점 윤성수 원장